"한 수레에 천 원"…폐지값 폭락에 노인들 생계 막막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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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정2018.03.21. 오후 9: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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박진주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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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뉴스데스크]◀ 앵커 ▶

오늘(21일)처럼 궂은 날씨에도 손수레를 끌며 폐지를 줍는 노인분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.

이렇게 폐지를 한 수레 가득 모아가면 단돈 1,000원을 받는다고 합니다.

그런데 이달 들어 폐지 값이 절반으로 폭락하는 바람에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.

박진주 기자입니다.

◀ 리포트 ▶

구부정한 허리로 힘겹게 손수레를 밀고 있는 76살 유재순 할머니.

쓰레기더미를 뒤져 종이컵과 종잇조각을 골라 담습니다.

[유재순(가명)/76살]
"물컵(종이컵) 하나만 봐도 못 가고. 광고지 하나만 봐도 못 가고…"

아침 7시에 집을 나와 3시간가량 동네를 돌며 폐지 32kg을 모았습니다.

손수레 가득 폐지를 모아서 받은 돈은 단돈 1,000원.

그래도 오늘은 지폐로 받았습니다.

[유재순(가명)/76살]
"1,000원도 500원도 안 나와요. 그러니 그것 가지고 어떻게 사람이 살겠냐 이 말이에요."

자식과는 소식이 끊긴 지 10년이 다 됐지만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지원도 받기 어렵습니다.

라면이 주식이 된 지 오래입니다.

[유재순(가명)/76살]
"아침도 (라면) 국물만 떠먹었는데. 못 살겠다는 거죠, 살 수가 없다고. 아이고, 너무 어려워서…"

강미옥 할머니 역시 이렇게 폐지를 모아 한 달에 12만 원을 법니다.

강추위에도 쉬지 않고 일해야 그 정도 벌 수 있습니다.

이달 들어 폐지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쪽방 월세 내기도 빠듯합니다.

[강미옥(가명)/70살]
"4천 원인가, 어제 받은 것. 너무 싸져서 돈이… 힘만 들고…"

지난해까지 1kg당 120원이었던 폐지 값은 이번 달 들어 1kg에 30-40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.

폐지 수입국이던 중국이 환경보호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면서 가격이 폭락했습니다.

[김용성/고물상]
"1만 원, 2만 원 줄 땐 기분이 좋아서 주는데 1,000원, 2,000원 주고 500원 받아가니 그럴 땐 우리가 돈 주기가 제일 힘들어요. 민망스럽고…"

전국의 고물상 업체는 7만 곳.

이곳에 폐지를 팔아 생계를 잇는 노인은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.

MBC뉴스 박진주입니다.

박진주 기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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